'중고나라 리브랜딩 이야기 #1'에서는 중고나라가 리브랜딩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기획 방향을 말씀드렸습니다. '중고나라 리브랜딩 이야기 #2'에서는 디자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최종 결과물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심벌마크입니다.
01. 심벌마크
심벌마크는 런처 아이콘(앱 아이콘)의 그래픽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모바일 앱을 서비스하는 중고나라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판단했습니다. 서비스의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드러낼 수 있고, 사용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이전 중고나라의 심벌마크는 마치 게임기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서 중고나라의 정체성과 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주기가 어려웠습니다.
중고나라의 예전 심벌마크
과연 어떤 심벌마크가 중고나라의 정체성과 가치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을지 고민하며 디자인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가치의 순환, 최대 플랫폼, 최초의 플랫폼 등 중고나라만의 이야기를 담아서 다양한 디자인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워드마크를 제외하고 심벌마크만 봤을 때 ‘이거다!’ 싶을 정도로 중고나라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찾기가 어려웠어요.
수백 개의 아이디어 스케치와 디자인을 시도한 끝에 찾은 방법은 바로 '이니셜을 활용하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니셜은 글의 첫머리나 고유 명사의 처음에 쓰는 머리글자로, 원래의 이름이나 명칭을 대신할 정도로 대표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니셜을 활용해서 브랜드를 만든 사례로는 롯데, 에어비앤비, 네스프레소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니셜로 디자인한 심벌마크는 브랜드명을 쉽게 연상할 수 있게 하며, 타사에서 쉽게 따라 하거나 적용할 수 없는 고유한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중고나라(Joonggonara)의 이니셜인 J를 활용하여 심벌마크를 만들어서 대표성을 강화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했습니다.
중고나라의 핵심 가치와 브랜드 메시지를 담은 J를 활용한 심벌마크 시안 250여 개를 제작했고, 논의와 검토를 통해 아래의 4개 시안을 후보군으로 선정했습니다.
시안 1. 국내 최대 가입자와 중고 거래 상품의 수, 최다 거래량과 최대 거래 금액을 자랑하는 중고나라의 커다란 규모를 형상화
시안 2. 중고'나라'에 '입국'하다 + 중고 거래 '플랫폼'
시안 3-1. 국내 최초로 중고 거래 플랫폼을 '시작'한 중고나라 + 국내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중고 거래를 '시작'하다(문을 열다)
시안 3-2. 국내 최초로 중고거래 플랫폼을 '시작'한 중고나라 +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중고거래를 '시작'하다(문을 열다)
네 개의 시안 중에, 중고나라의 정체성과 비전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1번 시안을 선택하여 고도화하기로 했습니다. J의 형태가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을 주어 신뢰감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최대 규모’, ‘최대 거래량’, ‘최대 회원 수’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었죠.
최종안으로 채택된 시안 1
심벌마크 디자인의 완성도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하여, 세밀한 조정과 수정이 필요했습니다. J는 두 개의 기둥이 나란히 놓여 있고, 아래의 바닥이 두 기둥을 연결하고 있다는 조형적인 특징이 있으며, 두 기둥 사이에는 간격이 존재합니다.
두 기둥 사이의 간격이 너무 좁거나 넓으면 J로 식별되기가 어려울뿐더러, 중고나라가 지향하고자 하는 현대적인 이미지와도 동떨어져 보였습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환경에서도 J로 읽힐 수 있는 '가독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모던한 느낌'이 드는 심벌마크를 디자인해야 했어요.
간격에 따른 J의 형태
그래서 양쪽 0.05mm씩 미세하게 간격을 조정하며 최적의 심벌마크를 만들기 위해 실험을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가독성과 심미성을 모두 충족하는 심벌마크를 완성했습니다.
02. 워드마크 / 시그니처
심벌마크 우측에 기재된 글씨(브랜드명)를 워드마크라고 합니다. 워드마크 디자인을 하기에 앞서, 어떤 언어로 제작해야 할지부터 고민했습니다.
디자인 관점에서 '중고나라'의 '중'은 다른 글자에 비해 유독 글자 획수가 많아서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고 어색해 보였습니다. 또한, 약 20년간 쌓아온 중고나라의 이미지가 긍정적이지 않은 면도 있고, ‘중고’와 ‘나라’라는 단어가 지닌 낡은 느낌 때문에 국문을 사용하는 것은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영문은 어떨까요? 한글로 된 사명을 영문 워드마크로 기재한 C.I가 어색해 보이지는 않을지 우려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영문으로 사명을 기재할 경우, 글자 수가 총 11글자나 되어서 전체 C.I의 길이가 길어진다는 점도 고민거리 중 하나였습니다.
논의 끝에, 국문과 영문으로 워드마크를 모두 제작하되 영문 C.I를 우선 노출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려 사항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 영문의 장점이 많았거든요. 먼저, ‘중고나라'가 지닌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울 수 있어요. 중고나라의 새로운 비전과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기에는 영문이 적합했습니다. 조형적으로도 획수가 적은 영문이 국문보다 심미성이 높아요. 그래서 국내 브랜드에서도 영문 C.I를 제작하는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답니다.
영문 워드마크를 완성하기까지도 많은 고민과 실험을 거쳤습니다. 전체 길이를 줄이기 위해서 ‘Jonggonara / Joongonara’와 같이 중복되는 알파벳(‘o’ or ‘g’)을 생략하여 사명을 표기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중고나라’로 제대로 발음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어요. 그래서 ‘Joonggonara’라는 알파벳을 그대로 사용하되 11글자 안에서 최대한 전체 C.I의 길이를 줄일 수 있는 2가지 방안을 찾아 적용했습니다.
위와 같이 디자인을 진행한 결과, 아래와 같이 최적화한 형태의 중고나라 영문 C.I가 탄생했습니다.
다음으로 국문 워드마크를 만들었습니다. 국문 워드마크를 만든 이유는, 가독성이 높고 가로 폭이 좁아서 사용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글자 '중'의 획이 다른 글자의 획보다 많아서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기가 매우 어려웠어요. 국문 워드마크 작업을 하며 ‘반복, 반복, 반복…’이 계속되는 눈물겨운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글의 조형 원리 파악은 물론 100개 이상의 상용 글꼴과 형태를 분석하여 수정에 수정을 되풀이했습니다. 그 결과 글자 ‘중’과 ‘고나라’ 간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고, 심벌의 둥근 형태적 특징을 워드마크에도 적용하여 전체적으로 심벌마크와 통일성이 있으면서도 일관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국문 워드마크를 완성했습니다.
무수한 과정을 거쳐서 완성한 중고나라의 영문, 국문 C.I 입니다. (짜잔!)
다음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있어 심벌/워드마크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브랜드 컬러’ 이야기를 해볼게요!
03. 컬러
20여 년간 유지한 브랜드 컬러인 주황색을 완전히 다른 색으로 바꾸는 것은 C.I를 바꾸는 일만큼이나 큰 결정이었습니다. 익숙한 것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는 일은 절대 쉽지 않으니까요. 주황색은 따뜻함, 친근함, 소통 등의 긍정적인 느낌을 전달하지만, 중고나라의 브랜드 방향성과는 맞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컬러를 브랜드 컬러로 정하기로 했습니다.
브랜드 컬러를 선정하려면, 연관성과 차별성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 연관성.
‘중고 거래’와 연결할 수 있는 컬러를 생각해 봤습니다. ‘중고 거래’의 본질은 ‘가치의 순환’이라고 생각했어요. 쓰던 물건을 남에게 파는 행위는 곧 새 상품의 소비와 생산을 줄이는 행위이므로, 환경을 보호하는 친환경적인 활동인 셈이죠. 중고나라는 이러한 중고 거래를 통해 ESG 경영의 선두 주자로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이 있습니다. ‘초록’은 이러한 중고 거래의 본질을 가장 잘 상징하는 컬러이기 때문에 후보로 꼽았습니다.
중고 거래는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기 거래가 일어나지 않도록 플랫폼 내에 안전장치를 잘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요. 중고나라는 안전 결제, 사기 조회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점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신뢰감’을 상징하는 ‘파랑’과 ‘검정’도 후보군에 넣었습니다.
둘째, 차별성.
우선 국내/외 중고 거래 플랫폼이 어떤 컬러를 사용하는지 파악했습니다. 아직 국내 플랫폼은 ESG 경영과 환경친화적인 이미지를 나타내는 '초록' 컬러를 브랜드 컬러로 활용하지 않아서 이를 선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가지 사항 모두를 고려해 볼 때, 중고나라가 국내 중고 거래 산업군에서 차별적이고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려면 초록색이 브랜드 컬러로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한편, 중고나라에 남아 있는 불신의 이미지를 줄이기 위해 신뢰감과 모던함을 주는 검은색을 보조 색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브랜드 컬러는 초록색과 검은색으로 결정됐어요.
그다음은 초록색 컬러를 정밀하게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맨 처음으로 선정한 초록색은 ‘네온 그린’이었습니다. ‘네온 그린’은 색감이 밝고 눈에 띄어서 검은색과 함께 배치했을 때 돋보였지만, 형광기가 강해서 가독성이 떨어지고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하기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무수한 조정을 거쳐 어느 매체에서나 활용하기 쉬운 명도와 채도를 가진 초록색을 최종 브랜드 컬러로 지정하였습니다.
검은색의 경우, 모바일 매체에서 K100으로 여겨지는 #000000컬러는 흰색과 명도 차가 강해서 눈을 쉽게 피로하게 하므로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눈의 피로감은 덜면서도 '블랙'의 특징을 유지하는 색(#141313)으로 정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최종 브랜드 컬러 가이드가 완성되었습니다. 이에 더하여, 온/오프라인에서 확장성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브랜드 컬러와 잘 어울리는 서브 컬러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그래픽 모티프를 소개해 드릴게요!
04. 그래픽 모티브
그래픽 모티프는 기업 이미지를 대변하는 디자인 요소이자 브랜드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다양한 채널에서 일관된 이미지를 부여하여 기업 이미지를 더 강화합니다.
중고나라를 대표하는 그래픽 모티프를 만들기 위하여 중고나라 플랫폼의 큰 규모를 형상화한 심벌 J를 단순화하고, 4개의 영역으로 분할하여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모티프는 ‘명패, 명함, 각종 서식, 온라인 배너’ 등에 적용하였고, 앞으로 APP은 물론이고 PC 웹과 모바일,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및 다양한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적극 활용하여 중고나라의 고유한 브랜드 이미지 자산을 쌓아나갈 계획입니다.
이처럼 리브랜딩을 통해 최대 회원 수와 최다 매물, ESG 경영을 자랑하는 중고나라가 더 신뢰감 있고 편리한 서비스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나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고나라가 점점 더 큰 사랑을 받고, 매력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외부 업체의 손을 거치지 않고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자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10년, 20년이 지나, 중고나라를 떠올린다면 새롭게 브랜드를 만들었던 땀과 눈물의 순간들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중고나라와 함께 앞으로 더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중고나라, 많이 사랑해 주세요!
글/디자인 by 중고나라 BX그룹
'중고나라 리브랜딩 이야기 #1'에서는 중고나라가 리브랜딩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기획 방향을 말씀드렸습니다. '중고나라 리브랜딩 이야기 #2'에서는 디자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최종 결과물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심벌마크입니다.
01. 심벌마크
심벌마크는 런처 아이콘(앱 아이콘)의 그래픽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모바일 앱을 서비스하는 중고나라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판단했습니다. 서비스의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드러낼 수 있고, 사용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이전 중고나라의 심벌마크는 마치 게임기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서 중고나라의 정체성과 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주기가 어려웠습니다.
중고나라의 예전 심벌마크
과연 어떤 심벌마크가 중고나라의 정체성과 가치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을지 고민하며 디자인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가치의 순환, 최대 플랫폼, 최초의 플랫폼 등 중고나라만의 이야기를 담아서 다양한 디자인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워드마크를 제외하고 심벌마크만 봤을 때 ‘이거다!’ 싶을 정도로 중고나라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찾기가 어려웠어요.
수백 개의 아이디어 스케치와 디자인을 시도한 끝에 찾은 방법은 바로 '이니셜을 활용하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니셜은 글의 첫머리나 고유 명사의 처음에 쓰는 머리글자로, 원래의 이름이나 명칭을 대신할 정도로 대표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니셜을 활용해서 브랜드를 만든 사례로는 롯데, 에어비앤비, 네스프레소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니셜로 디자인한 심벌마크는 브랜드명을 쉽게 연상할 수 있게 하며, 타사에서 쉽게 따라 하거나 적용할 수 없는 고유한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중고나라(Joonggonara)의 이니셜인 J를 활용하여 심벌마크를 만들어서 대표성을 강화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했습니다.
중고나라의 핵심 가치와 브랜드 메시지를 담은 J를 활용한 심벌마크 시안 250여 개를 제작했고, 논의와 검토를 통해 아래의 4개 시안을 후보군으로 선정했습니다.
시안 1. 국내 최대 가입자와 중고 거래 상품의 수, 최다 거래량과 최대 거래 금액을 자랑하는 중고나라의 커다란 규모를 형상화
시안 2. 중고'나라'에 '입국'하다 + 중고 거래 '플랫폼'
시안 3-1. 국내 최초로 중고 거래 플랫폼을 '시작'한 중고나라 + 국내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중고 거래를 '시작'하다(문을 열다)
시안 3-2. 국내 최초로 중고거래 플랫폼을 '시작'한 중고나라 +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중고거래를 '시작'하다(문을 열다)
네 개의 시안 중에, 중고나라의 정체성과 비전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1번 시안을 선택하여 고도화하기로 했습니다. J의 형태가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을 주어 신뢰감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최대 규모’, ‘최대 거래량’, ‘최대 회원 수’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었죠.
최종안으로 채택된 시안 1
심벌마크 디자인의 완성도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하여, 세밀한 조정과 수정이 필요했습니다. J는 두 개의 기둥이 나란히 놓여 있고, 아래의 바닥이 두 기둥을 연결하고 있다는 조형적인 특징이 있으며, 두 기둥 사이에는 간격이 존재합니다.
두 기둥 사이의 간격이 너무 좁거나 넓으면 J로 식별되기가 어려울뿐더러, 중고나라가 지향하고자 하는 현대적인 이미지와도 동떨어져 보였습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환경에서도 J로 읽힐 수 있는 '가독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모던한 느낌'이 드는 심벌마크를 디자인해야 했어요.
간격에 따른 J의 형태
그래서 양쪽 0.05mm씩 미세하게 간격을 조정하며 최적의 심벌마크를 만들기 위해 실험을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가독성과 심미성을 모두 충족하는 심벌마크를 완성했습니다.
02. 워드마크 / 시그니처
심벌마크 우측에 기재된 글씨(브랜드명)를 워드마크라고 합니다. 워드마크 디자인을 하기에 앞서, 어떤 언어로 제작해야 할지부터 고민했습니다.
디자인 관점에서 '중고나라'의 '중'은 다른 글자에 비해 유독 글자 획수가 많아서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고 어색해 보였습니다. 또한, 약 20년간 쌓아온 중고나라의 이미지가 긍정적이지 않은 면도 있고, ‘중고’와 ‘나라’라는 단어가 지닌 낡은 느낌 때문에 국문을 사용하는 것은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영문은 어떨까요? 한글로 된 사명을 영문 워드마크로 기재한 C.I가 어색해 보이지는 않을지 우려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영문으로 사명을 기재할 경우, 글자 수가 총 11글자나 되어서 전체 C.I의 길이가 길어진다는 점도 고민거리 중 하나였습니다.
논의 끝에, 국문과 영문으로 워드마크를 모두 제작하되 영문 C.I를 우선 노출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려 사항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 영문의 장점이 많았거든요. 먼저, ‘중고나라'가 지닌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울 수 있어요. 중고나라의 새로운 비전과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기에는 영문이 적합했습니다. 조형적으로도 획수가 적은 영문이 국문보다 심미성이 높아요. 그래서 국내 브랜드에서도 영문 C.I를 제작하는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답니다.
영문 워드마크를 완성하기까지도 많은 고민과 실험을 거쳤습니다. 전체 길이를 줄이기 위해서 ‘Jonggonara / Joongonara’와 같이 중복되는 알파벳(‘o’ or ‘g’)을 생략하여 사명을 표기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중고나라’로 제대로 발음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어요. 그래서 ‘Joonggonara’라는 알파벳을 그대로 사용하되 11글자 안에서 최대한 전체 C.I의 길이를 줄일 수 있는 2가지 방안을 찾아 적용했습니다.
위와 같이 디자인을 진행한 결과, 아래와 같이 최적화한 형태의 중고나라 영문 C.I가 탄생했습니다.
다음으로 국문 워드마크를 만들었습니다. 국문 워드마크를 만든 이유는, 가독성이 높고 가로 폭이 좁아서 사용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글자 '중'의 획이 다른 글자의 획보다 많아서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기가 매우 어려웠어요. 국문 워드마크 작업을 하며 ‘반복, 반복, 반복…’이 계속되는 눈물겨운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글의 조형 원리 파악은 물론 100개 이상의 상용 글꼴과 형태를 분석하여 수정에 수정을 되풀이했습니다. 그 결과 글자 ‘중’과 ‘고나라’ 간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고, 심벌의 둥근 형태적 특징을 워드마크에도 적용하여 전체적으로 심벌마크와 통일성이 있으면서도 일관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국문 워드마크를 완성했습니다.
무수한 과정을 거쳐서 완성한 중고나라의 영문, 국문 C.I 입니다. (짜잔!)
다음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있어 심벌/워드마크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브랜드 컬러’ 이야기를 해볼게요!
03. 컬러
20여 년간 유지한 브랜드 컬러인 주황색을 완전히 다른 색으로 바꾸는 것은 C.I를 바꾸는 일만큼이나 큰 결정이었습니다. 익숙한 것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는 일은 절대 쉽지 않으니까요. 주황색은 따뜻함, 친근함, 소통 등의 긍정적인 느낌을 전달하지만, 중고나라의 브랜드 방향성과는 맞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컬러를 브랜드 컬러로 정하기로 했습니다.
브랜드 컬러를 선정하려면, 연관성과 차별성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 연관성.
‘중고 거래’와 연결할 수 있는 컬러를 생각해 봤습니다. ‘중고 거래’의 본질은 ‘가치의 순환’이라고 생각했어요. 쓰던 물건을 남에게 파는 행위는 곧 새 상품의 소비와 생산을 줄이는 행위이므로, 환경을 보호하는 친환경적인 활동인 셈이죠. 중고나라는 이러한 중고 거래를 통해 ESG 경영의 선두 주자로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이 있습니다. ‘초록’은 이러한 중고 거래의 본질을 가장 잘 상징하는 컬러이기 때문에 후보로 꼽았습니다.
중고 거래는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기 거래가 일어나지 않도록 플랫폼 내에 안전장치를 잘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요. 중고나라는 안전 결제, 사기 조회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점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신뢰감’을 상징하는 ‘파랑’과 ‘검정’도 후보군에 넣었습니다.
둘째, 차별성.
우선 국내/외 중고 거래 플랫폼이 어떤 컬러를 사용하는지 파악했습니다. 아직 국내 플랫폼은 ESG 경영과 환경친화적인 이미지를 나타내는 '초록' 컬러를 브랜드 컬러로 활용하지 않아서 이를 선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가지 사항 모두를 고려해 볼 때, 중고나라가 국내 중고 거래 산업군에서 차별적이고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려면 초록색이 브랜드 컬러로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한편, 중고나라에 남아 있는 불신의 이미지를 줄이기 위해 신뢰감과 모던함을 주는 검은색을 보조 색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브랜드 컬러는 초록색과 검은색으로 결정됐어요.
그다음은 초록색 컬러를 정밀하게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맨 처음으로 선정한 초록색은 ‘네온 그린’이었습니다. ‘네온 그린’은 색감이 밝고 눈에 띄어서 검은색과 함께 배치했을 때 돋보였지만, 형광기가 강해서 가독성이 떨어지고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하기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무수한 조정을 거쳐 어느 매체에서나 활용하기 쉬운 명도와 채도를 가진 초록색을 최종 브랜드 컬러로 지정하였습니다.
검은색의 경우, 모바일 매체에서 K100으로 여겨지는 #000000컬러는 흰색과 명도 차가 강해서 눈을 쉽게 피로하게 하므로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눈의 피로감은 덜면서도 '블랙'의 특징을 유지하는 색(#141313)으로 정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최종 브랜드 컬러 가이드가 완성되었습니다. 이에 더하여, 온/오프라인에서 확장성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브랜드 컬러와 잘 어울리는 서브 컬러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그래픽 모티프를 소개해 드릴게요!
04. 그래픽 모티브
그래픽 모티프는 기업 이미지를 대변하는 디자인 요소이자 브랜드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다양한 채널에서 일관된 이미지를 부여하여 기업 이미지를 더 강화합니다.
중고나라를 대표하는 그래픽 모티프를 만들기 위하여 중고나라 플랫폼의 큰 규모를 형상화한 심벌 J를 단순화하고, 4개의 영역으로 분할하여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모티프는 ‘명패, 명함, 각종 서식, 온라인 배너’ 등에 적용하였고, 앞으로 APP은 물론이고 PC 웹과 모바일,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및 다양한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적극 활용하여 중고나라의 고유한 브랜드 이미지 자산을 쌓아나갈 계획입니다.
이처럼 리브랜딩을 통해 최대 회원 수와 최다 매물, ESG 경영을 자랑하는 중고나라가 더 신뢰감 있고 편리한 서비스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나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고나라가 점점 더 큰 사랑을 받고, 매력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외부 업체의 손을 거치지 않고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자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10년, 20년이 지나, 중고나라를 떠올린다면 새롭게 브랜드를 만들었던 땀과 눈물의 순간들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중고나라와 함께 앞으로 더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중고나라, 많이 사랑해 주세요!
글/디자인 by 중고나라 BX그룹